화장법 상식 바뀌나..日서 '붙이는 화장품' 실용화 눈앞

가오, 초극세 섬유막 사이에 화장하고 '떼내 화장지우는' 기술개발 파나소닉은 기미·주근깨 감쪽같이 감추는 붙이는 시트 개발

2018-12-24     이대로

"피부에 바르는게 아니라 붙이는 화장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가사와 출근 등 업무로 바쁜 여성들이 매일 아침 화장과 저녁 화장 지우기에 들이는 노력과 시간을 대폭 줄여줄 '붙이는' 화장품 개발이 일본에서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유명 생활용품 메이커 가오(花王)는 최근 피부에 아주 얇은 섬유막을 붙이고 그위에 화장을 한 후 다시 섬유막을 붙이는 방법으로 화장을완료하고 잠자리에 들기전 섬유막을 떼어내기만 하면 화장을 깨끗이 지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른바 '붙이는 화장'이다. 원리는 이렇다. 먼저 전용 기계를 이용해 피부에 초극세 섬유를 뿜어 부착시킨다. 두께가 1㎜의 2천분의 1에 불과한 섬유막을 초속 300m의 속도로 직접 피부에 뿜으면 피부 위에 엷은 흰색 막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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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막을 전용 액체를 묻힌 도구로 문지르면 투명하게 변한다. 손목 등 많이 쓰는 부위도 땡기지 않기 때문에 피부에 막이 붙어 있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이 막 위에 화장을 한다. 취재진이 실험삼아 화장을 하는 대신 잉크로 글씨를 쓴 후 그위에 다시 섬유막을 뿜어 붙였다. 이후 문질러도 잉크가 지워지지 않았다. 막과 막 사이에 화장품 성분이 확실하게 끼여 화장이 지워지지 않도록 한 것이다. 또 막 섬유와 섬유 사이에 미세한 틈이 있어서 통기가 되기 때문에 공기와 땀이 통하게 된다.

NHK

화장을 지울 때는 햇볕에 탄 피부막을 벗길 때처럼 막을 떼어내기만 하면 된다. 이 기술은 10여년전에 연구를 시작했다. 기저귀와 생리용품 등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익힌 기술로 극세 섬유를 만드는데 성공해 처음에는 시트 상태로 오려서 사용하는 방법을 검토했으나 시트의 양쪽 끝이 두드러져 붙인 표시가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5년 전 직접 피부에 뿜어 붙이는 아이디어에 착안, 개발에 성공했다.

아마리 나오미 연구원은 "매우 바쁜 현대여성들에게 적합한 화장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화장법의 상식을 바꾸고 싶다. 내년을 목표로 상품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붙이는 것 만으로 '화장을 끝내는' 새로운 발상의 기술도 등장했다. 전기 메이커 파나소닉은 파운데이션 없이도 기미와 주근깨 등을 감쪽같이 가릴 수 있는 시트를 개발했다.

카메라로 먼저 얼굴을 촬영해 당사자의 피부색과 기미의 위치, 크기, 색깔 등을 자세히 파악한다. 이들 정보를 토대로 전용 기계로 본인에게 맞는 피부색을 극히 얇은 시트에 인쇄한다. 기미는 농도에 따라 색을 바꿔가면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피부색 잉크를 여러 겹으로 바른다. 대략 2분 정도에 인쇄가 끝나면 형성된 시트를 건조한 후 직접 얼굴에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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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피부색에 맞췄기 때문에 시트와 '생얼'의 구분을 하기 어렵다. 이 '붙이는 화장'은 기미의 위치 등을 파악하기 위해 디지털카메라용으로 개발한 화상인식기능을 활용한 것으로 피부색을 인쇄하는 과정에 반도체 제조기술을 응용하는 등 제조업의 기술이 이용됐다.

파나소닉은 앞으로 화장품 메이커와 협력해 콘택트렌즈를 한꺼번에 여러개 사듯 고객이 자기가 쓸 시트를 정기적으로 구입하는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피부문제로 고민하는 여성이 무척 많은데 그걸 단시간에 간단히 해결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개발을 시작했다. 여성들이 화장 이야기를 할 때 '붙인게 아냐? 아직도 바르고 있어?'하고 묻는게 당연한 세상이 오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NHK는 외출 전에 얼굴 전체에 시트를 붙이는 것 만으로 화장이 끝나는 날이 곧 올지 모른다면서 시트를 떼내는 것 만으로 화장을 깨끗이 지우고 얼른 잠자리에 드는 날이 머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