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F Korea 2019 F/W 헤어 컬렉션 ‘리츄얼(Rituel)’

10월1일 마샬 뷰티 아카데미(Marshall Beauty Academy)에서 발표

“명불허전(名不虛傳)!” 살롱드마샬(Salon de Marshall)의 전통과 역사를 엿볼 수 있었던 헤어 컬렉션!

리츄얼(Rituel)은 L.C.F Korea의 20년 발자취가 묻어난 헤어 컬렉션임과 동시에 마샬(Marshall) 58년을 지탱한 경쟁력이 과연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지난 10월1일 마샬 뷰티 아카데미(Marshall Beauty Academy)에서 발표된 L.C.F Korea의 2019 F/W New Hair Collection '리츄얼(Rituel)'을 다녀온 필자의 소감에는 그 어떤 수사적 미사어도 불필요하다. 명불허전(名不虛傳), 한마디로 족했다.

프랑스어 '리추얼(Rituel)'은 우리말 ‘의례, 관습, 관례’ 등으로 번역된다. 하지만 ‘형식 美 속에 있는 날 것과 자연 美 안에 존재하는 규칙’, 모든 것을 넘나드는 오묘한 스타일 믹스를 어떻게 표현할지……. 필력의 난제를 어찌 아니 고민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한마디로 정의해야 한다면, '리추얼(Rituel)'은 자유다. 책임 없는 자유가 방종이듯 내추럴이 제멋대로는 아닐 것이니, ‘자유로운 도시 남녀’가 이번 쇼의 메인 키워드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쇼는 툴루즈 미용대회 금상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진 프랑스 라파엘 페리에(Raphaél Perrier)의 수석 디자이너 마리옹 도쉬(Marion Dauch)가 이끌었다. 모델의 이름을 따서 스타일을 발표하는 L.C.F.의 전통에 따라 구성된 이번 쇼는 로마네(Romane), 알렉스(Alex), 마리사(Marisa), 브라이언(Bryan)이라는 컷 스타일과 이네스(Ines)라는 업스타일(Up style)을 선보였다. 올 봄에 선보였던 L.C.F. 컷의 섹션이 트라이앵글이었다면, 이번 F/W 컬렉션은 사이드와 네이프 존, 미들 존과 탑 존을 고객의 두상 각을 고려해 자연스럽게 잇는 라운드와 스퀘어의 드라마틱한 조합이 두드러져 보였다. 또한 정확한 블런트와 나칭 컷, 그리고 레이저를 혼합한 질감처리 방법은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스킬이 아닐 수 없다. 화학시술을 통해 볼 수 있는 다소 과한 컬의 인위적 여성미와는 달랐다. 컷 하나로도 무한한 표현이 가능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레이저 질감처리를 활용한 귀엽고 시크한 도시녀, 거친 듯 정교한 시저 테크닉과 레이저로 나누는 사이드 존의 구분 등 다양한 남성 스타일은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도시남에 딱 맞는 스타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마지막에 선보였던 변형된 포니테일 업스타일(Up style)에서는 어린 소녀의 발랄함과 동시에 언뜻 다가서기 어려운 도도함을 동시에 느꼈다.

매우 트렌디 했던 헤어 쇼에서 선보인 각각의 스타일을 몇 줄의 글에 담기란 언제나 고역이다. 사실 필자는 이번 쇼에서 선보인 다양한 기술과 스타일을 한 줄 글로 표현할 재주가 없다. 하지만 '리추얼(Rituel)'에서 본 나만의 느낌을 나름대로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피곤에 찌들어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겨우 출근한다. 남들 다 쉬는 이른 주말 아침 회색빛 빌딩숲 사이로 불어온 찬바람에 괜히 짜증만 솟는다. 찰나, 우연히 지나친 그/그녀에게 나도 몰래 눈길이 간다. 알 수 없는 므흣한 미소! 한번쯤 용기 내어 말이라도 건네고픈 마음만 굴뚝, 차가운 그/그녀의 매력에 섣불리 다가 설 수 없다. 후훗, 오늘 아침 출근길이 한결 가볍다. 나도 저렇게 멋지고 싶다. 오늘 퇴근길에는 헤어숍이라도 가야겠다.’

자유로운 도시 남/녀의 아우라(aura), 마샬(Marshall)에서 선보인 2019 F/W New Hair Collection '리추얼(Rituel)'이다.

언제나 그렇듯 마샬(marshall)과 L.C.F. Korea가 선보인 헤어 컬렉션에는 쇼 보다 더 즐거운 워크숍이 있다. 지난 시즌까지는 헤어쇼 전/후로 하루뿐이었던 워크숍이 이번에는 더 늘어나 있었다. 트렌드 쇼에서 발표한 기술을 하루만 연습해서 될까 싶어 속으로 생각한 적이 있는데, 누군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졌나 보다. 어쩌면 이 또한 하종순 회장의 교육열이 아닐까! 완성된 하나의 쇼, 아니 그 보다 더 중요한 워크숍……. 60여 년 가까운 세월 한 가지 브랜드로 도태되지 않고 우리나라 미용史를 하루하루 새로 쓰는 마샬(marshall)의 저력은 결국 교육이구나, 역사는 허투루 편법으로 만들 수 없음을 이번에도 한 수 배웠다.